Page 63 - 2025-autum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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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의 현장







       Q 고수가 그냥 되는 게 아니네요. 지금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Q 참새 방앗간이라고 할 정도로 방앗간은

      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참 곤란했겠습니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우리 민족에게 참 정겨운 공간이고, 고소

       방앗간에서 주로 파는 품목들이 참기름 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한  얘기들을  피어나게  하는  장소잖아요.

       고 뭐가 있습니까?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시장에 오시는 손님들이 다양할 텐데 많이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찾는 층이 그래도 있죠.
       A 들기름과 고춧가루, 깨소금, 들깨가루,

       땅콩  등입니다.  전에는  농사짓는  분들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A  네  시장에  농사지은  농산품들을  팔러

       팔아 달라고 해서 쌀도 팔고 마늘도 팔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오셨다가  사  가시는 어르신들이  꽤  됩니

       는데 품목이 느니 많이 힘들어서 지금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다.  10년 전부터 찾아오시는  손님들에게
       기름 종류만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복음을  전하려고  애쓰고  있습니다.  지금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은 전기로 기름을 짜내지만 몇 년 전까지
       Q  방앗간은 몇  시에  오픈이고  언제 문을

       닫나요? 힘든 점들은 없나요?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만 해도 가스 솥이라 복음 전한다고 정신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 팔려 깨를 다 태워 버릴 때도 종종 있
       A 오전 9시쯤 문을 열고 밤 12시 넘게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었죠.

       지 배달을 합니다. 수요일 오후에 문을 열

       고 주일 장사를 하지 않다 보니 평일에 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Q 네? 이곳에서 복음을 전하신다고요? 어,

       달과 주문을 다 받아서 해야 하니까요. 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러고 보니 마침 둥글게 앉는 의자도 5개
       자서 하니 힘들었는데 요즘 아내가 있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정도가 있네요. 그럼 여기 앉아서 기름 짜

       많이 편해졌습니다. 몇 년간 아내와 주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는 동안 복음을 전하시는 것이군요. 어떻

       부부였거든요.  아내가  가게를  봐주고  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?

       정관리도 해줘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A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울주군이나 울
       습니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산 주변에서  기름  사러  오시는데 언제부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터 안 보이시는 분들이 더러 계셨어요. 나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중에  소식 들으면  별세하셨다는 슬픈  소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식이었죠. 우리 교회로 제가 일일이 다 모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시고 갈 수는 없지만 기회가 되는대로 복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음을  전하다  보면  나머지는  하나님께서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인도하시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주셨어요.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. 주일에 목사님 말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씀을 집에서 한 번 더 듣고 요약해서 암기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해 두었다가 할머니들이나 할아버지들 몇
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분이 오시면 주일 말씀을 제 나름대로 재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미있게 이야기를 만들어 전하게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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