Page 93 - 2025-autum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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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방을 향하여





                      은혜로 달려온 70년,

                    사명으로 달려갈 70년



                - 고신선교 70주년을 맞이하여-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박세중 선교사





         올해 2025년은 고신총회가 해외 선교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네 번의 결정적인 생장점이 있었습니다.
       시작한 지 7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첫째, 1955년 고신선교의 씨앗이 뿌려졌

       성경에서 ‘70’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연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습니다.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

       를 넘어, 하나님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은 시절, 교회도 성도도 모두 가난했습니
       출발을 상징하는 ‘희년’(禧年, Jubilee)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다. 그러나 고신교회는 선교를 교회의 본

      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. 희년은 억눌린 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질로 여겼고, 같은 해 해외선교부를 조직

       에게 자유를 선포하고, 잃었던 것을 회복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하며 선교의 문을 열었습니다. 재정이 넉

       하며,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넉해서가 아니라, 오히려 부족한 상황 속

       은혜의 해입니다.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에서도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강
         그런 의미에서 70년을 맞이한 고신선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한 내적 부르심이 있었습니다. '교회는 가

       는 이제 기억을 넘어 회복으로, 은혜를 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난해도 선교해야 한다’는 이 출발은 고신
       어 사명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전환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선교 정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.

       에 서 있습니다. 이에 고신선교 70주년을

       맞아 ‘은혜로 달려온 70년,  사명으로 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둘째,  1958년  고신의  첫  선교사  김영진

       려갈 70년’이라는 주제로, 하나님의 은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목사가 대만으로 파송되었습니다. 당시 제
       아래 걸어온 선교의 여정을 돌아보고, 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영도교회 담임목사였던 그는 총회의 권

       로운 시대를 향한 사명의 비전을 함께 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유에 순종하여 가족과 함께 대만 땅을 밟

       누고자 합니다. 이 글은 울산시민교회 성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았습니다.  언어도,  문화에  대한  이해도,

       도님들과 함께 그 걸음을 기억하고, 우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선교  경험도  없었지만,  그에게는  복음을
       가 감당해야 할 사명의 몫을 새롭게 바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향한 순수한 열정과 겸손한 태도가 있었

       보기 위한 작은 나눔입니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습니다. 그는 대만의 신죽 지역을 중심으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로 32년간 사역하며 12개 교회를 개척하
       ■ 은혜로 달려온 70년: 뿌리 내리고 가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고,  18명의  현지인  목회자를  세웠으며,

       뻗은 선교의 나무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현지  장로교회를  연합시켜  대만  기독교

         지난 70년의 고신선교를 한 그루의 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개혁종장로회를  조직하였습니다.  김영진
       무로 비유한다면, 그 나무는 눈물과 헌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선교사의  사역은  ‘선교는  기술보다  열정

       으로 뿌리내리고,  은혜와 사명으로 가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과 태도’라는 진리를 우리에게 생생히 증

       뻗은 생명의 나무였습니다. 그 생장에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언해 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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