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열방을 향하여
은혜로 달려온 70년,
사명으로 달려갈 70년
- 고신선교 70주년을 맞이하여- 박세중 선교사
올해 2025년은 고신총회가 해외 선교를 네 번의 결정적인 생장점이 있었습니다.
시작한 지 7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. 첫째, 1955년 고신선교의 씨앗이 뿌려졌
성경에서 ‘70’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연수 습니다.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
를 넘어, 하나님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은 시절, 교회도 성도도 모두 가난했습니
출발을 상징하는 ‘희년’(禧年, Jubilee)과 다. 그러나 고신교회는 선교를 교회의 본
깊은 관련이 있습니다. 희년은 억눌린 자 질로 여겼고, 같은 해 해외선교부를 조직
에게 자유를 선포하고, 잃었던 것을 회복 하며 선교의 문을 열었습니다. 재정이 넉
하며,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넉해서가 아니라, 오히려 부족한 상황 속
은혜의 해입니다.
에서도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강
그런 의미에서 70년을 맞이한 고신선교 한 내적 부르심이 있었습니다. '교회는 가
는 이제 기억을 넘어 회복으로, 은혜를 넘 난해도 선교해야 한다’는 이 출발은 고신
어 사명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전환점 선교 정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.
에 서 있습니다. 이에 고신선교 70주년을
맞아 ‘은혜로 달려온 70년, 사명으로 달 둘째, 1958년 고신의 첫 선교사 김영진
려갈 70년’이라는 주제로, 하나님의 은혜 목사가 대만으로 파송되었습니다. 당시 제
아래 걸어온 선교의 여정을 돌아보고, 새 2영도교회 담임목사였던 그는 총회의 권
로운 시대를 향한 사명의 비전을 함께 나 유에 순종하여 가족과 함께 대만 땅을 밟
누고자 합니다. 이 글은 울산시민교회 성 았습니다. 언어도, 문화에 대한 이해도,
도님들과 함께 그 걸음을 기억하고, 우리 선교 경험도 없었지만, 그에게는 복음을
가 감당해야 할 사명의 몫을 새롭게 바라 향한 순수한 열정과 겸손한 태도가 있었
보기 위한 작은 나눔입니다. 습니다. 그는 대만의 신죽 지역을 중심으
로 32년간 사역하며 12개 교회를 개척하
■ 은혜로 달려온 70년: 뿌리 내리고 가지 고, 18명의 현지인 목회자를 세웠으며,
뻗은 선교의 나무
현지 장로교회를 연합시켜 대만 기독교
지난 70년의 고신선교를 한 그루의 나 개혁종장로회를 조직하였습니다. 김영진
무로 비유한다면, 그 나무는 눈물과 헌신 선교사의 사역은 ‘선교는 기술보다 열정
으로 뿌리내리고, 은혜와 사명으로 가지 과 태도’라는 진리를 우리에게 생생히 증
뻗은 생명의 나무였습니다. 그 생장에는 언해 줍니다.